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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13

까뮈의 무덤, 루마랭 프랑스 까뮈의 무덤, 루마랭 프랑스 모든 어린애들의 탄생의 장소가 어머니의 뱃속이었던 것처럼 무덤은 모든 인간의 마지막 고향이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에는 언제나 많은 이야기와 이미지들로 가득 찬다. 그러나 죽음이라는 '인간 고향'에는 그리워지는 얼굴들이, 사건들이 있어 주지 않아 쓸쓸하고 슬프다. 그럼에도 우리는 언제나 그곳을 꼭 가야 하며 조상들의 묘를 정성껏 돌보는 습관이 있다. 그 행위는 내 외로울 무덤도 후손들이 잘 보살펴 주기를 바라는 무언의 교육이고 부탁이 되기도 한다. 이유야 어쨌든 우리는 선인의 묘를 찾는 일이 가끔 있고 그 시간만은 적어도 숙연한 마음가짐으로 이루어진다. 서양 무덤과 한국 무덤은 그 형태가 너무나 달라서 그곳을 드나드는 느낌도 다르다. 흙과 잔디로 덮인 둥근 모양의 한국의 것.. 2024. 9. 10.
지중해의 자연주의자들 (2) 지중해의 자연주의자들 (2) 드디어 기가 막히게 어려웠던 그 오후 한나절이 끝나고 바다 한쪽이 짙어지기 시작하였다. 뉴욕에서 오랫동안 계속했다는 수십 명의 나체들이 무대 위에서 "오! 칼캇타”의 공연을 끝내고 막이 내린 뒤돌아서는 나체 무용수들과 관객들의 기분도 이와 같은 것이었을까. 확실히 막이 내린 셈이다. 그때 밤의 고요는 물결 위에 어떤 무게가 되어 깔리고 멀리 범선들의 불빛, 하늘의 별과 더불어 종교적인 침묵과는 다른 감미로움과 우수가 드리워져 있었다. 나는 지칠 대로 지쳐서 절벽 위에 세워진 식당 뽀낭 (Ponant) 테라스에 앉았을 때는 정신과 배가 다 고파 있었다. 도라가 시켰던 생선요리를 어떻게 먹었는지 모르겠다. 뽀낭의 위치는 밤이라 똑똑히 볼 수 없었으나 틀림없이 절경이라고 생각되었다.. 2024. 9. 4.
지중해의 자연주의자들 (1) 지중해의 자연주의자들 (1) 남불에 위치한 항만 뚜우롱, 르라방두, 이에르 (Toulon, Le Lavandou, Hyères)등 이런 곳에서 삼십 분 내지 한 시간 남짓하게 배로 미끄러져 가면 뽀끄롤 (Porquerolles), 뽀크로와, 러방, 그림 같은 섬 세 개가 가지런히 나타난다. 이미 이 섬에 여러 번 가 본 적이 있다. 뙤약볕이 내리던 여름날, 아프리카 토인처럼 화상을 입을 것 같은 모래 위를 맨발로 걸어 다닌 적이 있다. 겨울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자 이미 막이 내렸을 섬(島) 뽀끄롤이 왠지 몹시 보고 싶었다. 헝커러진 실이 풀리지 않는 듯 세상살이를 피해서라든지 혹은 문학적인 성찰을 위해서라든가 하는 그런 어떤 의미를 주지 않고 내가 잘 알고 여름이면 허물없이 터놓고 사는 친구 집에 가듯이.. 2024. 9. 1.
유럽 4개국 종단 캠핑 기행 유럽 4개국 종단 캠핑 기행 (프랑스, 독일, 스위스, 이태리)프랑스에 체류한 지 수년째 되던 어느 초여름 유월이었다. 유월에 들어서면 온 유럽은 대 이동 (移動)의 계절을 맞게 된다. 너 나할 것 없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큰 슈퍼마켓 앞 광장에는 야영 텐트가 크고 작은 것으로부터 형형색색으로 즐비하게 전시되고 옥내 (屋內)에도 바캉스 도구들로 꽉 차 있다. 슈퍼마켓 내 가끔 무더기로 물건을 재어놓고 세일 선전문이 대문짝만 하게  붙어 있었고 한국산 제품도 가끔 눈에 띄었다.우리가 남불 엑스에서 이동하여 노숙을 같이 할 식구는 네 명이었다. 5인용 텐트하나와 한국산 운동화 한 켤레를 샀다. 난생처음으로 떠나는 야영 생활이라 별의별 걱정을 다 하고 있었다. 나중에 생각하니 우습기도 하고 무지(無知)한 사람.. 2024. 8. 10.
죠르쥬 뽕삐두 센터, 빠리 프랑스 죠르쥬 뽕삐두 센터, 빠리 프랑스걸어 다니는 것만큼 한 도시의 진상을 찾아내기에 좋은 방법은 없다. 발 닿는 대로 걸어 다니면 그 도시의 내면세계는 서서히 어떤 것을 통해서든지 외부로 그 정체가 드러나게 마련이다. 수백만 인구가 몰려 있는 큰 도시이기는 하나 빠리만은 어느 구역 에서든지 기분 좋게 산보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도시 전체의 지하 건설 개발로서 세계에 자랑하는 편리한 지하철과, 기능면에서 가장 우수한 하수구가 있으며, 지상 건물들은 미적(美的) 측면에서 타 도시의 추종을 불허한다.빠리를 들르는 사람들에게 시간만 허락한다면 걸어서 다니라고 나는 항상 권한다. 빠리는 걸어 다녀야 한다. 남녀 한 쌍이 되어 여유 있게 걸어 다니면 더욱 낭만적인 거리들이다. 쎄느 강변의 젊은 연인들, 6-70을 .. 2024. 7. 30.
남불의 숨은 진주, 매그 미술관 / 프랑스 남불의 숨은 진주,  매그 미술관 / 프랑스하느님의 축복을 가장 많이 받은 곳이 프랑스 땅이다. 거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지중해와 알프스와 기름진 옥토가 있고, 온화한 기후와 아름다운 파리가 있다. 어느 곳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세상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다.나는 부산에 가면 늘 프랑스의 꼬따쥐르(프랑스의 남쪽 남빛해안 지역)를 연상하게 된다. 그곳에 이르려면 파리에서 비행기로는 마르세이유까지 50분, TGV(떼제베) 기차로는 5시간 정도 소요된다. 물론 마르세이유가 그렇게 자연적으로는 아름다운 도시는 아니지만 꼬따쥐르로 가는 관문이라고 보면 된다. 바로 니스(Nice)로 도착하는 방법도 있지만 꼬따쥐르는 영화제로 알려진 칸느, 카니발로 알려진 니스, 그레이스 켈리 왕비가 살던 몽.. 2024. 6. 19.
Exposition des Artistes 작품 전시회, 프랑스 2024 Exposition des Artistes 작품 전시회, 프랑스 2024           전시회 마지막날 파티 2024. 6. 16.
프랑스의 노천 문화 예술 프랑스의 노천 문화 예술프랑스에 여름이 오면 세계 문화 예술의 센터인 파리를 익히려고 세계의 지식인들 예술인들 혹은 관광객들이 거금을 들여서 몰려온다. 오페라가(街)나 샹젤리제에는 돈 많은 석유국 부호나 가족 단위로 나들이 나온 영어군(群)이 많아 외국 말이 상점마다 귀에 들린다. 그러나 이구동성으로 그들은 실망하며 여름에 온 것을 후회한다.라틴 쿼터(學生街)에는 흰·노란·검은 젊음들이 어학 코스를 밟으며, 카페마다 우글거리고, 프랑스를 배우고 있으나 이들도 철새처럼 파리를 떠나 버린 프랑스 일선 예술가들을 알현(?) 하지 못함을 못내 아쉬워 투덜거린다.그렇다. 본격적인 파리의 문화 활동은 랑트레(신학기 시작)부터다. 9월이 되면 모든 학교가 문이 열리면서 어수선해지고, 10월이 되면서 정상적인 리듬이 .. 2024. 6. 6.
에즈(Eze) 빌리지, 프랑스 에즈(Eze) 빌리지, 프랑스 코로나 팬데믹이 창궐하면서부터 지난 일 년 반 동안 거의 나는 방콕상태로 살았다. 몸도 마음도 허약해졌고 알게 모르게 우리들 삶에 많은 변화가 온 것은 나만이겠는가. 특히 노인들 감염우려가 높다고 파리(Paris)에 사는 아이들은 수시로 전화를 걸어 조심하라고 당부한다. 초기에는 한국 정부의 방역 상태가 우수하다는 소문이 돌면서 한국 마스크가 제일 안전하다고 국제우편으로 주문해 주기도 했다. 우리 들은 옷과 소지품들을 자주 빨고 닦고 씻고 햇볕에 말리고 집안 청소, 삼시 챙겨 먹는 일로 하루하루 보내면서 매우 단조로운 일상에 익숙해져 버렸다. 특히 작년에는 유럽 여러 국가들의 병균 확진자 수가 아주 높을 때라 한국에 비해 거의 모든 외출이 금지되고 철저히 규제되고 있었다. .. 2024. 2. 21.
마르세이유 항구, 프랑스 마르세이유 항구, 프랑스 대학을 졸업하던 그 해 한 달 동안 배를 타고 난생 처음으로 유럽 땅에 발을 디딘 곳이 마르세이유 항구다. 그때 내 시야에 들어왔던 풍경들은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다. 나는 미지의 망망대해를 향하고자 하는 정열과 호기심을 잠재우지 못해 프랑스로 가는 방편으로 비행기를 타지 않고 선박을 선택했다. 인도양을 건널 때 무서웠던 폭풍우와 산더미 같은 파도가 몰아칠 때 배 한구석에서 공포에 떨며 기도를 했던 생각이 난다. 아마 나는 그때 시인적인 꿈을 꾸고 있었던 것 같다. 항구는 지금도 공항보다 더 큰 매력이다. 항구는 출발과 이별이 있고 눈물과 기쁨이 있어 인간들의 삶이 우리들 피부에 아주 쉽게 와닿는 공간이다.    마르세이유가 유럽의 다른 중요한 항구들보다 세상에 널리 알려진 것은.. 2024. 1. 19.
향수의 메카 그라스 (Grasse), 프랑스 향수의 메카 그라스 (Grasse) , 프랑스 그라스 (Grasse)는 프랑스 영화도시 깐느와 북쪽 방향으로 20 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과거 한국인들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크게 관심이 없었던 도시였다. 근래에 들어와서 신세대들의 배낭여행과 많은 국민들의 해외 나들이 특히 장년층의 테마 여행열로 많은 사람들이 들린다. 나는 이런저런 이유로 여기를 여러 번 왔다. 몇 년 전에 대장내시경을 하러 병원에 갔다가 외과의사의 실수로 갑자기 천공이 생겨 큰 수술을 치른 적이 있다. 그때 수술 담당의사의 말이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만일 당신이 1 시간만 병원에 늦게 도착했으면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 뻔했습니다 다. 운이 대단히 좋으신 분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후 회복기 한 달 동안을 .. 2023. 10. 25.
깐느를 거닐며.., 프랑스 ( 2 ) 깐느를 거닐며.., 프랑스 ( 2 ) 도시 이미지는 현대, 축제 분위기, 사교생활, 사치와 고급스러움 등이었다. 행운의 축포가 터진 깐느는 멈추지 않고 아름다워지는 노력을 한다. 드디어 20세기 초 보란 듯이 칼톤 호텔이 해변가 대로 중앙에 우뚝 서게 된다. 나는 구두 수선공의 아들이었다는 당대 유명한 건축가 샤를르 달마스라는 남자를 가끔 상상해 본다. 백 년이 넘은 건축물이지만 아직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품격 개성 조화 매력 모두를 다 갖추고 있다. 여름이면 아라비아 산유국 부호들과 왕족들이 몰려와 앞바다에는 타고 온 요트를, 호텔 앞에는 수억 대 간 다는 자동차들을 즐비하게 세워놓는다. 각국에서 휴가 온 사람들은 사진을 찍느라고 법석이다. 기껏 서울 어느 작은 한 구에 해당하는 도시에 5성급 호텔.. 2023.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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