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세계 문화 예술 기행
  • 세계 문화 예술 기행
  • 셰계 문화 예술 기행
반응형

유럽33

수인(囚人)의 공간 엘바섬, 이태리 <feat. 나폴레옹 유배지 > 수인(囚人)의 공간 엘바섬, 이태리    오후 3시는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고 끝내기에는 빠른 시간이라고들 불평한다. 그런데 오늘 나의 오후 3시는 시작하기에 안성맞춤인 기분이다. 이태리 서부 해변도로를 아침 8시부터 달려왔으니 로마로 들어가려면 아직도 해변 풍경 속을 한참을 달려야 할판인데 도중에 엘바섬에 들른다는 것은 시작치고는 아주 괜찮은 시작이 된 셈이다."이제 여러분들의 목적지인 엘바섬에 곧 내리겠습니다" 하고 마이크로 여러 나라 말로 방송했다. 1백여 명이 탄 배 위에서 우리 앞 좌석에 중국말을 하는 한 가족 외에 동양 사람이라고는 없었다. 배를 탈 때부터 일거 일동을 관찰하듯 호기심으로 바라보고 있던 한 늙은 이태리 부인은 더 참을 수 없다는 듯이 내릴 적에는 내 가까이 다가서며 혀를 .. 2024. 4. 13.
런던의 테이트 브리튼 미술관, 영국 런던의 테이트 브리튼 미술관, 영국 세계 굴지의 미술 전시장들은 언제나 인파로 붐비고 너무 많은 보물들이 집산되어 있기 때문에 여행에 지치고 피곤할 때는 그 보물들의 가치가 제대로 감상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러나 도시마다 그렇게 크지 않으면서 독특한 매력으로 유난히 사람을 끄는 장소가 가끔 있다. 런던의 테이트 브리튼 미술관이 바로 그것이다. 나는 런던을 들를 때마다 꼭 한나절 시간을 내서 이곳에 들르는 것을 잊지 않는다. 이제 는 구석구석 익숙해져서 그림 구경을 하다가 미술관 입구 서점에 가서 그림책도 뒤적거리며 지하 커피숍에 가서 여유 있게 차도 마시고 돌아오기도 한다. 테이트 미술관은 내가 묵고 있는 옥스퍼드 스트리트에서 꽤 먼 거리에 있었다. 번번이 빅토리아 라인을 타고 핌리코 지하철 정거장에서.. 2024. 3. 29.
에즈(Eze) 빌리지, 프랑스 에즈(Eze) 빌리지, 프랑스 코로나 팬데믹이 창궐하면서부터 지난 일 년 반 동안 거의 나는 방콕상태로 살았다. 몸도 마음도 허약해졌고 알게 모르게 우리들 삶에 많은 변화가 온 것은 나만이겠는가. 특히 노인들 감염우려가 높다고 파리(Paris)에 사는 아이들은 수시로 전화를 걸어 조심하라고 당부한다. 초기에는 한국 정부의 방역 상태가 우수하다는 소문이 돌면서 한국 마스크가 제일 안전하다고 국제우편으로 주문해 주기도 했다. 우리 들은 옷과 소지품들을 자주 빨고 닦고 씻고 햇볕에 말리고 집안 청소, 삼시 챙겨 먹는 일로 하루하루 보내면서 매우 단조로운 일상에 익숙해져 버렸다. 특히 작년에는 유럽 여러 국가들의 병균 확진자 수가 아주 높을 때라 한국에 비해 거의 모든 외출이 금지되고 철저히 규제되고 있었다. .. 2024. 2. 21.
밀스고덴에서, 스웨덴 밀스고덴에서, 스웨덴 노르웨이의 구스타브 뷔즈랜드(Gustave Vigeland, 1869∼1943)와 스웨덴의 칼 밀스(Carl Milles, 1875~1955) 두 조각가의 작품을 보지 않고 돌아간다면 그것은 북구 방문의 부끄러움이다. 이들 두 예술가에 대한 그들 국민의 긍지는 대단하다. 여름의 스톡홀름은 지상의 낙원이다. 기후, 산천의 아름다움, 사람들의 여유, 도시의 우아함, 한마디로 나는 첫눈에 반해 버렸다. 시간만 있으면 오래 좀 머물고 싶은 도시이다. 지금까지 스웨덴에 대한 나의 관심은 지극히 피상적이었다. 나의 최초의 관심은 대부분의 내 또래 한국 여성들처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여주인공 잉그릿 버그만에서 시작된다. 지금도 나는 그녀가 출연했던 두 영화를 잊을 수 없다. 특히 암.. 2024. 2. 6.
마르세이유 항구, 프랑스 마르세이유 항구, 프랑스 대학을 졸업하던 그 해 한 달 동안 배를 타고 난생 처음으로 유럽 땅에 발을 디딘 곳이 마르세이유 항구다. 그때 내 시야에 들어왔던 풍경들은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다. 나는 미지의 망망대해를 향하고자 하는 정열과 호기심을 잠재우지 못해 프랑스로 가는 방편으로 비행기를 타지 않고 선박을 선택했다. 인도양을 건널 때 무서웠던 폭풍우와 산더미 같은 파도가 몰아칠 때 배 한구석에서 공포에 떨며 기도를 했던 생각이 난다. 아마 나는 그때 시인적인 꿈을 꾸고 있었던 것 같다. 항구는 지금도 공항보다 더 큰 매력이다. 항구는 출발과 이별이 있고 눈물과 기쁨이 있어 인간들의 삶이 우리들 피부에 아주 쉽게 와닿는 공간이다. 마르세이유가 유럽의 다른 중요한 항구들보다 세상에 널리 알려진 것은 그 .. 2024. 1. 19.
바르셀로나의 바리오 고띠꼬,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바리오 고띠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쁘라짜 데까따루냐 근처에 호텔방을 정한 것은 내가 이번에 꼼꼼히 보고자 했던 중세 건축 구역이 가까이 있고, 또 주변에 널려 있는 중요한 기념물들이 멀지 않아서 나에게는 좀 비싼 곳이었지만 칼데론(Calderon) 호텔에 들기로 했다. 현관에 들어가자마자 영어, 불어, 독일어가 웅성거리는 것으로 보아 꽤 외화를 벌어들이는 숙소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리셉션 벽 전체를 덮고 있던 수채화들이 유난히 내 눈을 즐겁게 했다. 그리고 승강기를 타고 내 방 쪽으로 가는 도중 벽마다 붙어 있는 그림들도 모두 수채화였는데, 하나도 모조가 아닌 현관 것과 동일 화가의 사인이 든 진품들이었다. 꽤 괜찮은 호텔에도 보통 모조품을 근사한 액자에 넣어 놓는 것이 보통인데.. 2024. 1. 5.
숲의 나라, 음악의 향연장/ 오스트리아 숲의 나라, 음악의 향연장 (饗宴場)/ 오스트리아 스위스가 나는 세상에서 제일 깨끗한 나라인 줄 알았는데 최근 스위스 사람들이 “요즈음 젊은 아이들은 무질서해졌고 쓰레기도 아무 곳에나 슬쩍 버리려 들고 못 쓰겠어, 정말 오스트리아는 어디를 가나 깨끗해..."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나는 과장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가 보니 정말 깨끗했다. 그런데 비엔나 비행장에 도착했을 때 한 가지 불편한 것이 있었다. 그것은 공항 안내 팻말이 거의 영어나 불어가 아닌 독일어이었기 때문이다. 어디가 짐 찾는 곳인지 어디가 출구고 입구인지 우리는 당황했다. 우리는 유명한 스테판 성당 광장에서 얼마 멀지 않은 구가(舊家) 조그만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그날 하늘은 약간 무거웠다. 거무스름한 회색하늘과 비엔나의 고옥들과.. 2023. 12. 13.
사랑의 섬 마요르카, 스페인 사랑의 섬 마요르카, 스페인 망망대해 위에 떠 있는 외로운 섬이 애처로워 창조주는 흔히 크고 작은 섬들을 옹기종기 모아 놓았던 것 같다. 그것을 사람들은 군도, 제도 혹은 열도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섬은 늘 양면성의 극치다. 사방으로 물로 둘러싸여 있으면서 흔히 식수난을 겪어야 하고, 끝없는 수평선으로 무한의 공간으로 펼쳐지는가 하면 동시에 제한의 공간이란 것이 섬이다. 바르셀로나에서 약 200km쯤 떨어진 마요르카섬은 미노르카, 이비자, 포르망뜨라라는 작은 형제섬들과 발레아르(Baléares)라는 군도의 이름으로 지도책에 나와있다. 바르셀로나에서 20명쯤 타는 경비행기로 30분쯤 타고나니 벌써 마요르카의 수도 팔마에 도착했다. 이미 봄의 문턱을 성큼 넘어버린 4월 이른 아침, 비행기 창으로 안개 자욱하.. 2023. 11. 27.
푸치니의 호수, 이태리 푸치니의 호수, 이태리 피사에서 피렌체로 가는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사람이 푸치니(1858~1924)의 마을이 어디 있는지 모르고 놓쳐 버렸다면 대단히 억울한 일이다. 내가 Torredel Lago Puccini (토레델 라고 푸치니)를 찾아간 것은 밤이 몹시 짧은 한여름 초저녁이었다. 후덥지근한 공기에 길을 묻는다든지 목이 말라 카페에서 물을 잠시 마시는 동안에도 윙윙거리는 왕모기들이 얼굴과 드러내 놓은 팔, 다리를 계속 물어뜯었다. 왜 이렇게 큰 모기들이 동네 초입부터 대거 공격하고 있었는지 처음에는 알 길이 없었다. 금방 부풀어 오르는 다리와 팔을 짜증스럽게 긁으면서 Torredel Lago Puccini라고 써진 넓지 않은 길을 한참 따라 올라가니 길 끝 오른편에 푸치니 집이 있고 그 앞에 그리 크.. 2023. 11. 14.
향수의 메카 그라스 (Grasse), 프랑스 향수의 메카 그라스 (Grasse) , 프랑스 그라스 (Grasse)는 프랑스 영화도시 깐느와 북쪽 방향으로 20 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과거 한국인들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크게 관심이 없었던 도시였다. 근래에 들어와서 신세대들의 배낭여행과 많은 국민들의 해외 나들이 특히 장년층의 테마 여행열로 많은 사람들이 들린다. 나는 이런저런 이유로 여기를 여러 번 왔다. 몇 년 전에 대장내시경을 하러 병원에 갔다가 외과의사의 실수로 갑자기 천공이 생겨 큰 수술을 치른 적이 있다. 그때 수술 담당의사의 말이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만일 당신이 1 시간만 병원에 늦게 도착했으면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 뻔했습니다 다. 운이 대단히 좋으신 분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후 회복기 한 달 동안을 .. 2023. 10. 25.
스톤헨지 (Stonehenge), 영국 스톤헨지 (Stonehenge), 영국 이천여 년의 세월이 이루어낸 런던은 세계 금융 문화 정치의 중심 공간으로 여전히 당당하게 건재하고 있다. 거기다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4개의 국가를 합쳐 The United Kingdom이라 하지만 좀 관심 있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종족, 출신, 법, 기후 등 역사적 배경이 다양하고 매력이 넘쳐 많은 사람들이 늘 관심을 가지는 도시다. 특히 프랑스인들에게는 도버 해협만 거치면 옛 켄트왕국의 수도이었고 잉글랜드 최초의 기독교 도시로 성 어거스틴 수도원과 대성당이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 (1986년)되어있는 고도 캔터베리가 있어 대륙의 많은 사람들의 방문이 잦은 곳이기도 하다. 오만 명 정도의 사람들이 거주하는 작은 도시이나 영국 성공회의 최고.. 2023. 10. 5.
스톡홀름의 여름, 스웨덴 스톡홀름의 여름, 스웨덴 부드러운 햇빛이 서서히 도시를 감싸고 있는 큰 호수와 발틱 해안에 퍼지는 16-17도의 쾌적한 아침에 나는 스톡홀름에 당도했다. 오랫동안 유럽에 살면서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큰 호기심을 가져 본 적이 없었던 것이 이상하다. 그것은 내 생활과 별 상관이 없는 데에도 이유가 있겠으나, 사물에 대해 편파적인 애정을 쏟는 내 에스프리에 더 큰 책임이 있겠다. 이런 말을 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나의 무관심에 대한 후회이며, 첫눈에 반한 스톡홀름에 대한 애정의 간접적인 고백이다. 스톡홀름이 이렇게 아름다운 도시인 줄은 몰랐다. 2만 4천 개나 되는 작은 섬들을 가진, 규모가 굉장히 큰 북유럽의 베니스 같다고 하면 어느 정도 상상이 될까? 물, 교각, 궁전, 구가의 작고 예쁜 가게들, 어느 것.. 2023. 9. 24.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