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214 재즈의 고향 뉴 올리언스, 미국 재즈의 고향 뉴 올리언스, 미국 아주 오래되어 정확하게 어느 해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나의 길고 검은 머리채는 윤기를 내고 있었고 흰 피부는 탄력이 넘치던 때였었나 보다. 그때 많은 젊은이들은 모두 “아메리칸드림”을 꾸고 있을 때이었다. 미국 유학이 먼 내일을 영원히 보장이라도 해 줄 것처럼 나도 믿고 있었던 시절, 새로운 미국 영화, 소설이 나오면 곧잘 보고 읽고 단숨에 해치워버렸다. 그때 바로 테네시 윌리엄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A Streetcar named desire)”라는 작품이 나왔다. 뉴올리언스의 "이상향" 이란 이름의 거리가 첫 장에 소개되면서 쓰러질듯하고 빛바랜 건물이 서있지만, 미국의 다른 도시와는 달리 묘한 매력이 있다고 묘사된다. 그리고 1890년대에 원류를 두고 있.. 2023. 10. 14. 작품 4-9 작품 4-9 2023. 10. 10. 몽마르트 언덕묘지 몽마르트 언덕 묘지 이 다인 자정은석관을 열고 빠져나온무덤의 뼈들이 축제를 벌이는 시간이다.엘리제궁에 벌어지는 어전 파티나샹젤리제 구석구석화려한 주연에는사람값, 옷감, 나잇값 술값...값이 매겨져 있어틀렸다 틀렸어.싸크래꾀르성당앞 언덕 묘지에밤마다 열리는뼈들의 축제에 가보라.무대도 없이 박수도 없이덩실덩실 뼈들이 춤춘다.하얀 잔을 서로 권한다 독이 없는 술을 마신다 팡테옹의 위고도 와서 한마디 페르라세즈의 뮈쎄도 한가락 낯익은 목소리들이 정감을 자아내던 멋쟁이들이 옳고 그럴 것도 없이 이기고 질 것도 없이 한바탕 살고 있는 뼈들의 잔치에 한 번쯤 가보라. 2023. 10. 8. 스톤헨지 (Stonehenge), 영국 스톤헨지 (Stonehenge), 영국 이천여 년의 세월이 이루어낸 런던은 세계 금융 문화 정치의 중심 공간으로 여전히 당당하게 건재하고 있다. 거기다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4개의 국가를 합쳐 The United Kingdom이라 하지만 좀 관심 있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종족, 출신, 법, 기후 등 역사적 배경이 다양하고 매력이 넘쳐 많은 사람들이 늘 관심을 가지는 도시다. 특히 프랑스인들에게는 도버 해협만 거치면 옛 켄트왕국의 수도이었고 잉글랜드 최초의 기독교 도시로 성 어거스틴 수도원과 대성당이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 (1986년)되어있는 고도 캔터베리가 있어 대륙의 많은 사람들의 방문이 잦은 곳이기도 하다. 오만 명 정도의 사람들이 거주하는 작은 도시이나 영국 성공회의 최고.. 2023. 10. 5. 편지 편지 이 다인 전화 전보가 진을 치고 있는 콘크리트 숲 속에서 우리는 詩를 빼앗겼다 합성수지같이 편리하고 더러운 목숨같이 질긴 통화는 마침내 비단 같은 말(言)을 밀어재꼈다. 편지 쓸 줄 모르는 식자들이 우글거리는 도심 고지서 선진 인쇄물만 수두룩한 빈 우편함을 동지섣달까지 원망하다가 외로워 죽어 가는 女心 하나 저기 모퉁이 전봇대 아래 가슴을 토하며 쓰러져가네. 2023. 10. 2. 작품 4-8 작품 4-8 2023. 9. 30. 스톡홀름의 여름, 스웨덴 스톡홀름의 여름, 스웨덴 부드러운 햇빛이 서서히 도시를 감싸고 있는 큰 호수와 발틱 해안에 퍼지는 16-17도의 쾌적한 아침에 나는 스톡홀름에 당도했다. 오랫동안 유럽에 살면서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큰 호기심을 가져 본 적이 없었던 것이 이상하다. 그것은 내 생활과 별 상관이 없는 데에도 이유가 있겠으나, 사물에 대해 편파적인 애정을 쏟는 내 에스프리에 더 큰 책임이 있겠다. 이런 말을 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나의 무관심에 대한 후회이며, 첫눈에 반한 스톡홀름에 대한 애정의 간접적인 고백이다. 스톡홀름이 이렇게 아름다운 도시인 줄은 몰랐다. 2만 4천 개나 되는 작은 섬들을 가진, 규모가 굉장히 큰 북유럽의 베니스 같다고 하면 어느 정도 상상이 될까? 물, 교각, 궁전, 구가의 작고 예쁜 가게들, 어느 것.. 2023. 9. 24. 작품 4-6, 작품 4-7 작품 4-6 작품 4-7 2023. 9. 17. 오르세 미술관(Musée d'Orsay),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Musée d'Orsay), 프랑스 빠리는 늦가을부터 비가 자주 내린다. 그러나 현악의 저음(低音)처럼 부드러운 빛은 엷은 파스텔색으로 칠해져 있는 듯하다. 오늘 아침은 유난히 안개가 짙다. 1미터 밖의 물체가 보이지 않을 정도다. 그 속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유령처럼 형태만 있을 뿐이다. 이런 날은 집에 있으면 불이익이라는 것을 오랜 외국생활에서 터득했다. 바바리를 걸치고 우산을 손에 들고 런던 브리지를 거닐던 어떤 영화의 스타처럼 나 자신도 본래의 나를 벗어나서 배우가 되어 보는 것도 전혀 나쁘지 않다. 오늘처럼 궂은비가 내리든가 안개가 짙게 끼이는 날에는 나는 종종 그곳을 찾아가곤 한다. 온 시가지가 박물관인 이곳에서는 목적지를 굳이 정할 필요도 없지만, 오르세 미술관을 막연히 머릿속에.. 2023. 9. 11. 작품 4-5 작품 4-5 2023. 9. 8.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그리스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그리스 그리스로 가는 비행기 속에 바이런의 《차일드 헤럴드의 순례》같은 시집 한 권쯤이 동반되면 아주 좋다. 〈아테네의 소녀에 대한 사랑〉 이나 〈그리스 섬들〉 같은 시는 시인과 분리되어서는 전혀 읽을 수 없을 만큼 솔직하고 정열적인 그의 그리스에 대한 숨소리를 듣게 된다. 비행기 속에서 나는 로마 ‘까삐똘’ 박물관에서 본 유난히 턱수염이 징그럽게 조각되었던 호머를 생각했고, 트로이 전쟁 때 율리시즈 왕이 10년 동안 겪은 영웅적 정신을 푸른 지중해를 내려다보면서 상상해 보았다. 이미 에게해의 꿈꾸는 듯한 물결은 라마르띤느, 샤또브리앙, 바이런 같은 19세기 낭만주의 시인들에 의해 찬양되었던 이래로 세계인들의 발길이 연간 수천만 명의 발길이 와닿는 곳이다. 서양의 많은 문물을 아테.. 2023. 9. 5. 룩상부르그 공원 룩상부르그 공원 - 파리에서 이 다인 문득문득 공원을 가로질러가는 무례한 바람을 피해 초췌한 노부부가 벤치에 앉아 석양이 마지막 뿌리는 황금빛 소낙비를 맞으며 동상처럼 움직이지 않는 오후, 유모차 옆에 놓고 뜨개질하던 젊은 부인 일손을 멈추고 잔디 위에 개구쟁이 "엄마, 왜 나무는 커피를 마시지 않아요?" 물어오는 아들에게 답을 찾느라 궁색해진 홍조의 얼굴, 유모차 꼬마는 젖병을 대령시키라고 불호령 하고 있다. 이 거리 저 거리 발을 닿고 돌고 돌다가 청춘의 가장자리에서 밀려나버린 검은 머리 노란 얼굴 빈틈없이 국적을 찍어 넣고 룩상부르그공원을 걸어간다 서울의 능들을 그리며 걸어간다 장충단 공원에 떨어지고 있을 낙엽을 들으며 걸어간다. 2023. 9. 1. 이전 1 ··· 6 7 8 9 10 11 12 ··· 1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