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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210

편지 편지 이 다인 전화 전보가 진을 치고 있는 콘크리트 숲 속에서 우리는 詩를 빼앗겼다 합성수지같이 편리하고 더러운 목숨같이 질긴 통화는 마침내 비단 같은 말(言)을 밀어재꼈다. 편지 쓸 줄 모르는 식자들이 우글거리는 도심 고지서 선진 인쇄물만 수두룩한 빈 우편함을 동지섣달까지 원망하다가 외로워 죽어 가는 女心 하나 저기 모퉁이 전봇대 아래 가슴을 토하며 쓰러져가네. 2023. 10. 2.
작품 4-8 작품 4-8 2023. 9. 30.
스톡홀름의 여름, 스웨덴 스톡홀름의 여름, 스웨덴 부드러운 햇빛이 서서히 도시를 감싸고 있는 큰 호수와 발틱 해안에 퍼지는 16-17도의 쾌적한 아침에 나는 스톡홀름에 당도했다. 오랫동안 유럽에 살면서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큰 호기심을 가져 본 적이 없었던 것이 이상하다. 그것은 내 생활과 별 상관이 없는 데에도 이유가 있겠으나, 사물에 대해 편파적인 애정을 쏟는 내 에스프리에 더 큰 책임이 있겠다. 이런 말을 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나의 무관심에 대한 후회이며, 첫눈에 반한 스톡홀름에 대한 애정의 간접적인 고백이다. 스톡홀름이 이렇게 아름다운 도시인 줄은 몰랐다. 2만 4천 개나 되는 작은 섬들을 가진, 규모가 굉장히 큰 북유럽의 베니스 같다고 하면 어느 정도 상상이 될까? 물, 교각, 궁전, 구가의 작고 예쁜 가게들, 어느 것.. 2023. 9. 24.
작품 4-6, 작품 4-7 작품 4-6 작품 4-7 2023. 9. 17.
오르세 미술관(Musée d'Orsay),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Musée d'Orsay), 프랑스 빠리는 늦가을부터 비가 자주 내린다. 그러나 현악의 저음(低音)처럼 부드러운 빛은 엷은 파스텔색으로 칠해져 있는 듯하다. 오늘 아침은 유난히 안개가 짙다. 1미터 밖의 물체가 보이지 않을 정도다. 그 속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유령처럼 형태만 있을 뿐이다. 이런 날은 집에 있으면 불이익이라는 것을 오랜 외국생활에서 터득했다. 바바리를 걸치고 우산을 손에 들고 런던 브리지를 거닐던 어떤 영화의 스타처럼 나 자신도 본래의 나를 벗어나서 배우가 되어 보는 것도 전혀 나쁘지 않다. 오늘처럼 궂은비가 내리든가 안개가 짙게 끼이는 날에는 나는 종종 그곳을 찾아가곤 한다. 온 시가지가 박물관인 이곳에서는 목적지를 굳이 정할 필요도 없지만, 오르세 미술관을 막연히 머릿속에.. 2023. 9. 11.
작품 4-5 작품 4-5 2023. 9. 8.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그리스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그리스 그리스로 가는 비행기 속에 바이런의 《차일드 헤럴드의 순례》같은 시집 한 권쯤이 동반되면 아주 좋다. 〈아테네의 소녀에 대한 사랑〉 이나 〈그리스 섬들〉 같은 시는 시인과 분리되어서는 전혀 읽을 수 없을 만큼 솔직하고 정열적인 그의 그리스에 대한 숨소리를 듣게 된다. 비행기 속에서 나는 로마 ‘까삐똘’ 박물관에서 본 유난히 턱수염이 징그럽게 조각되었던 호머를 생각했고, 트로이 전쟁 때 율리시즈 왕이 10년 동안 겪은 영웅적 정신을 푸른 지중해를 내려다보면서 상상해 보았다. 이미 에게해의 꿈꾸는 듯한 물결은 라마르띤느, 샤또브리앙, 바이런 같은 19세기 낭만주의 시인들에 의해 찬양되었던 이래로 세계인들의 발길이 연간 수천만 명의 발길이 와닿는 곳이다. 서양의 많은 문물을 아테.. 2023. 9. 5.
룩상부르그 공원 룩상부르그 공원 - 파리에서 이 다인 문득문득 공원을 가로질러가는 무례한 바람을 피해 초췌한 노부부가 벤치에 앉아 석양이 마지막 뿌리는 황금빛 소낙비를 맞으며 동상처럼 움직이지 않는 오후, 유모차 옆에 놓고 뜨개질하던 젊은 부인 일손을 멈추고 잔디 위에 개구쟁이 "엄마, 왜 나무는 커피를 마시지 않아요?" 물어오는 아들에게 답을 찾느라 궁색해진 홍조의 얼굴, 유모차 꼬마는 젖병을 대령시키라고 불호령 하고 있다. 이 거리 저 거리 발을 닿고 돌고 돌다가 청춘의 가장자리에서 밀려나버린 검은 머리 노란 얼굴 빈틈없이 국적을 찍어 넣고 룩상부르그공원을 걸어간다 서울의 능들을 그리며 걸어간다 장충단 공원에 떨어지고 있을 낙엽을 들으며 걸어간다. 2023. 9. 1.
작품 4-4 작품 4-4 2023. 8. 28.
여름 물 음악 여름 물 음악 사계 어느 계절이든 그 맛과 멋이 있다. 또 개인의 취향에 따라 그 선호의 순위가 다를 수 있다. 누가 나에게 어느 계절을 가장 좋아하느냐고 물어온다면 나는 여름이라고 할 것이다. 그 이유는 너무나 간단하다. 나는 어릴 적 유치원에 들어가서 오랜 기간 동안 학교와 인연을 이어 왔었기 때문에 방학이란 것이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나의 과거 많은 즐거운 일들이, 행복했던 시간들이 방학동안에 있었고 그것도 여름방학에 더 많이 이루어졌던 것 같다. 새벽에 일찍 잠에서 깨어나거나 또는 조용한 시간에 문득문득 방학 때 즐거운 일들이 생각나서 혼자 미소를 지을 때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양학계 (西洋學界)와 달라서 여름, 겨울 방학 두 개가 거의 똑같은 기간으로 길다. 교육계에 몸을 담고 있는.. 2023. 8. 24.
태평양의 진주, 타이티( 3 ) 태평양의 진주, 타이티 ( 3 ) - 지상의 특급낙원 보라보라 섬에서 지상의 특급낙원이라는 보라보라에 가려고 45분 동안 경비행기를 탔다. 비행기 예약에 며칠 전부터 신경 쓰지 않으면 언제나 만원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타이티섬에 비해 아주 작고(전체 둘레 32km), 인구도 4천 명 정도가 살고 있고, 현대식 빌딩 호텔이 아직은 하나도 없는 곳이기 때문이다. 아마 주민들도 반대하고 법으로도 규정되어 있다고 들은 것 같다. 여행사를 통해 호텔예약을 부탁했을 때 우선 방이 없었고 가격은 엄청났다. 좀 이해가 안 갔는데 막상 와보니 사실이었다. 우선 섬 전체에 호텔을 고층으로 짓지 않고 단층으로 된 방갈로식 방뿐이기 때문이다. 좁은 땅 때문에 방의 부족현상이 일어나는 것 같다. 흔히 호텔에는 두 종류의 방갈.. 2023. 8. 21.
작품 4-2, 작품 4-3 작품 4-2 작품 4-3 2023.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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