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세계 문화 예술 기행
  • 세계 문화 예술 기행
  • 셰계 문화 예술 기행
반응형

전체 글209

작품 7-6 작품 7-6 2024. 12. 23.
베를린 필하모니,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 독일 5월 1일과 12월 24일만 문을 닫고 연중 필하모니 방문이 가능하다는 것은 읽어서 알고 있다. 사진이나 책에서만 보아오던 그곳에서 명연주가들의 생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이 행복하기만 했다. 나의 체류기간은 해가 짧은 겨울이었고 베를린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늦은 오후라 온도시는 벌써 어둠이 짙게 묻어 있었다. 선명하지 않은 것 같은 물체들의 진열들이 이 고도의 풍경과 더 어울리는 것 같기도 했다. 라틴계의 풍채가 크지 않은 불란서 사람들 틈에 익숙해 있던 나는 우선 독일인들의 큼직큼직한 모습에 또 다른 이국을 느껴야 했다. 호텔에 도착하자 다음날부터 시작할 관광일정을 짜고 예약이 필요한 것은 미리 표시해 두었다. 우선 시내 약도를 한 장 얻어서 방향감각을 익히고 꼭 .. 2024. 12. 17.
무녀 (巫女) 무녀 (巫女)                       이   다인권해 주는 그대 없어 오늘밤 술잔 못 비웠네.언제는술이 좋아 나 취했나그대 좋아 술 마셨지.영혼들이 걸어가는 旅路에는 빗물에도 취하고 바람에도 취한다.그 어느 巫女도필연코 내밀이 자라서 하늘에 치솟고눈물과 웃음이 뒤범벅되던 날 급자기 소리가 푸념되어몸이 풀렸고 취하다가 취하다가신이 붙은 그녀,하늘을 맨발로 드나든다 땅을 난다바람을 몰고 온다그 안에서 선다하얀 춤을 춘다취하고눕는다또 취하고. 2024. 12. 15.
작품 7-4, 작품 7-5 2024. 12. 10.
빠리 오페라 극장, 프랑스 빠리 오페라 극장, 프랑스 아주 오래전 어느 겨울 일이다. 나는 대학 기숙사의 외국학생들과 함께 사감 인솔 하에 5프랑짜리 새둥지 같은 학생좌석 꼭대기에 앉아 작은 가슴을 두근거리며 "백조의 호수"를 구경한 적이 있다. 그때가 나의 최초의 오페라 극장 출입이었다.내 딴에는 꽤 성장했고 분과 입술연지도 곱게 발랐다. 그런데 롱드레스를 입은 여자들이 어깨가 반쯤이나 파인 옷을 입고 쓱쓱 지나가는 그 넓은 층층계를 오르는 순간 나는 삽시간에 촌닭이었음을 강하게 느꼈던것 같다. 그 날 내 옆의 태국친구는 그 높고 화려했던 천정을, 일본서 온 K는 로열박스에서 왕녀처럼 꾸미고 망원경을 들고 있던 여자들과 이 삼 세기 전 궁중기사처럼 우아한 동작을 하고 있는 남자들을 보느라고 정신을 빼앗겼는가 하면, 한 미국아가씨.. 2024. 12. 5.
작품 9-14 작품 9-14 2024. 11. 30.
晚秋 晚秋                          이 다인 발칙한 바람이쏟아놓은 플라타너스 마른 잎들이 걸레처럼 널린 포도 위에 만남이 어렵지만 헤어짐이 더 어려운지 떨며 부둥켜안고 아파하는 헐벗은 가지들, 그들의 한기가 내 피부로 옮아온다.  그러고 보니 어머니 수시로 몸져누우실 때 기어이 손수 다리시던 약탕관 앞에 서성거리던 아버님의 그 시간도 晚秋였나 보다.  내 일찍이 계절에민감했던 딸이었다면   面面 하게 고운 일력 엮어드리지 못한 恨으로 자책스러운 내 가을 맞지 않을걸 2024. 11. 26.
애인 애 인프랑스 소설을 여러 해 강의해 왔다. 많은 작품에서 남녀의 애정문제를 다루고 있다. 책을 읽어 나가며, 주석을 달고 사회, 경제, 정치, 심리 등 여러 각도로 분석을 해보면 대개 소설에 나타나는 '사랑'은 일반적 또는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특수 경우의 사건들로 메꾸어져 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문학 교수가 정신과 의사, 사회학자가 되었다가 애정 문제 전문가가 되기도 하여 강의해야 할 때도 있다.불문학에서 꼬린느, 끌레브 부인, 레날 부인, 보바리 부인… 이런 여성 주인공들은 세상이 잘 아는 사랑의 챔피언들이다. 우리 독자들은 그들의 운명에 찬반론을 펴기도 하고, 동정·비판·박수로 애정을 퍼붓기도 한다. 대부분 애정물을 다룰 때는 누구나 재미있게 읽어나가고, 학교 공부를 착실히 하지 않는 학생들.. 2024. 11. 24.
작품 9-12, 작품 9-13 작품  9-12    작품 9-13 2024. 11. 21.
스칼라의 얼굴들, 밀라노 이태리 스칼라의 얼굴들나에게 그해 1년 동안의 빠리 체류는 더없이 풍성한 축복의 한해였다. 떠나기 전에 나는 많은 계획을 세웠고, 욕심껏 살리라고 마음먹었다. 막상 일 년을 지나고 보니, 그렇게 만족할만한 연구는 해낸 것 같지 않으나 평소 때 늘 즐겨하던 좋은 음악무대와 음악가들의 공간을 두루 찾아본 것들이 연구생활 외의 큰 소득으로 남은 것 같다.많은 시간을 통해 유럽의 중요한 오페라를 감상했던 날들은 나에게 지금도 보석처럼 빛나며, 가장 생생하게 살아있는 '사랑의 시간'이라고 말하고 싶다. 오페라 시즌에 들어서면서 가수들과 연출가들에 관한 각종 정보를 읽어보고 가고 싶은 오페라가 결정되는 순간부터 날짜를 정하는 일, 표를 사는 일, 누구와 더불어..., 의복을 선택하는 일 등등 모두가 출렁이는 물결처럼 내 .. 2024. 11. 15.
음악회 음악회 음악회라는 말 한마디에는 행복한 시간, 우아한 공간, 향기로운 사람들, 그리고 후감이 좋은 정화된 감정이 내포되어 있다. 그래서 나는 음악회장에 가는 시간만큼은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지저분한 감정으로 어지러워졌을 때 혼자 혹은 정신이 우아한 사람과만 가는 것으로 정하였다. 일요일 예배 보러 가는 것과는 또 다른 경건함과 호젓한 즐거움이 있다. “신에게로 가는 길은 설교가 아니고 음악의 날개를 타고 간다"라고 어느 시인이 말했듯이, 확실히 음악은 아름다운 심성으로 가는 길로 인도하는 것 같다. 우리는 유성기 시대, S.P. 레코드, L.P. 레코드 시대를 거쳐 CD 레코드와 On Line 시대에 까지 와 있다. 그러니 나의 유년 시절부터 지금까지 음악 감상하는 방편의 변화란 엄청난 것이다. .. 2024. 11. 12.
가을에 남거라 가을에  남거라                        이 다인마지막 잎새 위에별이 하나 얹히는 저녁모두 부산하게 떠나버린 빈자리에윤기 없는 말이 詩에 와서 박힌다. 시간은 부석부석 부서질 듯내동댕이 쳐있고마지막 믿음인 채깡마른 언어만 깨어있다. 풀벌레소리는 여름솥에 삶겼는지 물끼도 없이 가버린노래 노래詩여,그래도 너는 남거라 현란한 여름제에묻어가지 말고가을에 남거라 가을에 남거라. 2024. 11. 8.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