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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外

거대한 동토 북극 가는 길, 그린란드 ( 2 )

by 이다인 2023.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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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의 수도 누크(Nuuk)는 만 오천의 주민들이 살며 행적적 중심도시다. 그러나 이렇다 할 큰 매력을 가진 도시가 아님을 한나절 돌고 나면 누구나 느낄 수 있다. 우선 옛것과 현대가 어설프게 조화롭지 않게 서 있고 내용적으로도 많이 빈약한 느낌이 들었다. 소위 국립 박물관이란 간판을 달고 있는 곳에서도 예술 공예 전반에 걸쳐 개 썰매 카약 우미악 전통 공예품이 진열되었을 뿐 큰 감동을 주지 못한 다. 단지 500년 된 에스키모들의 미라가 40여 년 전에 발견되어 학계에서 관심을 받은 후 많은 관광객들이 그것을 보러 몰린다고 한다.
 

그린란드 수도 누크(Nuuk)
그린란드 수도 누크(Nuuk)

 

 

그린란드 지도

또 이 나라 최남단에 있는 국제공항 나르사르수악이라 는 곳은 2차 대전 중 미군 기지로 사용했던 곳이라고 한다. 한국전쟁 중 본국으로 보낼 수 없을 만큼 큰 부상으로 팔다리가 없거나 흉한 얼굴 등으로 도저히 가족들에게 보일 수 없는, 목숨만 붙어있는 상이군인들을 그곳 병원에 머물게 했다는 얘기를 거기서 들었다. 아직도 육이오 전쟁 이야기를 여기서까지 하다니… 참담한 기분이었다.

 

 

동토에도 나이가 있다. 만 년, 십오만 년... 하는 식으로, 그래서 각국에서는 잠재적 경제가치 와 기후변화에서 오는 재앙, 항로 개척과 인류문화학 연구의 목표를 건다. 북위 78도선 노르웨이 스발바르군도 니알슨에 한국 다산 기지가 있는 이유도 거기 있다. 이런 척박한 땅에서 우리 젊은 연구진들이 상주한다고 생각하니 한순간 가슴 저려지는 어미 마음이 생기기도 했다.

 

북극 다산 기지
북극 다산 기지

 
선박 내에서는 누크에 오기 전 교외 하이킹 코스나 바다로 나가는 보트투어를 신청받고 있었다. 따로 경비를 내야 한다. 국립대학이 있지만 학과가 두서너 개밖에 되지 않다고 해서 믿어지지 않았다. 이 도시를 세운 사람은 한스 에게더 라는 덴마크 선교사에 의해서다.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기독교로 개종시킨 종교인이다. 그리고 상부상조의 관계에 있었던 두 나라는 흔히 피비린내 나는 식민지 시대 흔적을 얘기하지 않아 참으로 좋았다.

2주간의 여행은 다행히 모두가 순조로웠고 유익하고 즐거웠다. 여름철 백야, 파스텔색 불그스레한 물감이 서서히 묻어오르는 바다와 하늘의 만남을 보고 있으면 왜 엠마뉴엘 피터슨/Emanuel Aage Petersen (1894-1948)의 그린란드 풍경화가 그렇게 사랑받고 고가인지 알 만하다. 빙산이 가득한 해안, 유빙과 씨름하는 어부의 일상, 여름을 제하고 수시로 불어 젖히는 강풍, 체감온도 영하 삼사십도 되는 극한으로 여겨진 장엄하고 거대한 동토 그린란드는 시, 풍경화, 교향악의 극치다.


엠마뉴엘 피터슨 작품들
https://jenikirbyhistory.getarchive.net/media/emanuel-a-petersen-isfjelde-i-discobugten-309101

 

Emanuel A. Petersen - Isfjelde i Discobugten - PICRYL - Public Domain Media Search Engine Public Domain Search

Download Image of Emanuel A. Petersen - Isfjelde i Discobugten. Free for commercial use, no attribution required. Petersen first visited Greenland in 1921. Public domain photograph of 20th-century painting, free to use, no copyright restrictions image - Pi

jenikirbyhistory.getarchive.net


민감한 현지인들은 가끔 밤 같지도 않은 어슴푸레한 여름밤에 불면증으로 시달린다고 하더니 선상 생활 2주가 되어 가니 나도 단잠을 이루지 못했다. 안내를 따라가 보았던 이누이트들의 공동묘지가 갑자기 환영이 되어 떠오르며 아무도 경험 못하는 죽음의 깊은 골짜기가 보이는 듯하여 그날 뒤척거리기까지 했다.

북극점에 도전한 몇몇 탐험가 중에서는 개썰매로 최초에 도달한 사람으로 미국인 피어리(Peary-1909)를 꼽는다. 아문젠, 쿡 등 극지 탐험에 대한 강의가 크루즈 프로그램에 있어서 며칠을 파도, 빙산, 수평선이란 단조로움에서 벗어나게 해 주어 좋았다. 프랑스에서는 에스키모 아푸치아크의 일생이란 삽화가 든 책을 써서 어린이들부터 어른까지 존경하는 '국민 극지 탐험가' 한 사람이 있다. 그는 우리 시대에 산 폴 에밀 빅토르(Paul Emile Victor 1907~1995)이다. 
 
제네바에서 태어나 한 살에 프랑스에 이주해 기술공학과 인류학을 전공해서 해군장교로 복무하며 항해 측정 기술을 익혔고 파리 인류 박물관에서 근무하며 탐험이란 꿈에 도전했다. 그는 독일 덴마크 스웨덴, 미국 등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국제적으로 중요한 일을 많이 했다. 87세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40권 이상의 저서와 환경보호, 극지개척 공로를 인정받는 훌륭한 인물이다. 현재 남극 프랑스 기지 이름은 그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프랑스 최초 극지 탐험대 설립자이며 30년 동안 책임자로 일했다. 파리 박물관에 있는 4,000 여 점의 에스키모 원주민들의 생활문화품을 기증한 컬랙터이기도 하며 큰 학자이다. 그는 에스키모 원주민과 14개월 동안 같은 공간에서 먹고 자며 생활하고 관찰했다고 한다. 나는 이 대탐험가의 얼굴을 프랑스 0.50유로짜리 우표에서 본 적이 있다.
 

나는 20년 전에 남태평양 한복판에 고갱의 흔적을 찾아 타히티에 가서 섬들의 백미라는 보라보라에 갈 기회를 가졌었다. 나 개인 적은 로는 지금까지 가 본 섬 중에 가장 아름답고 나의 온 시간 속에 보석으로 빛나는 섬이었다. 바로 탐험가 빅토르는 은퇴 후 노년을 보라보라의 작은 섬에서 거주하며 생을 마감했고 유언 대로 보라보라 앞바다에 잠겼다고 한다.
 

타히티의 보라보라 섬
타히티의 보라보라 섬

꿈을 꾸고 멋진 꿈을 먹고살다 간 이 남자를 상상하기만 해도 내 몸 에는 삶에 대한 모든 긍정적인 에너지가 꿈틀거리는 듯했다. 빙산과 부닥칠까, 선장의 항해 기술이 어떨까, 선박 내에서 병이라도 나면 어쩌지 하는 쓸데없는 불안 초조함도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종착지 런던 항구에 곧 이른다는 시간이 다가왔다. 왠지 이번 여행에서는 꿈틀거리며 살아있는 그린란드라는 보기 드문 예술작품 속에 들어갔다가 나온 묘한 행복한 기분을 오랫동안 느꼈다.


2023.04.24 - [유럽 外] - 거대한 동토 북극 가는 길, 그린란드 ( 1 )

 

거대한 동토 북극 가는 길, 그린란드 ( 1 )

시는 인간의 다양한 시간과 공간에서의 정서를 응축하고 오감각을 통해 인간에게 감동을 일으킨다. 안팎의 깊은 사유와 조화 특히 음악적 요소와 밀착 작용하여 생성되는 언어 예술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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