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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外

오만, 아부다비, 두바이 (1)

by 이다인 2023.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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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 아부다비, 두바이, 나에게는 아직도 생소한 도시 이름들이다. 무엇이 나를 현혹시켰는지 뜨거운 열사의 땅에 과연 갈만했던가 생각해 보니 힘이 펄펄한 현대라는 문명과 인간 창의력의 극치를 이루고 있는 젊은 도시 두바이의 명성이 크게 한몫한 것 같다.

무스카트


무스카트, 드디어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에 밤늦게 도착했다.

무스카트-야경
무스카트 야경

 

다음날 아침 일찍 술탄 카부스 그랜드 모스크에 입장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여정이 시작되었다. 아직 이슬람 분위기에 적응하기도 전이라 모두가 신기하고 스스로 어색했다. 국왕의 이름을 딴 이 사원은 만육천 명이 동시에 기도할 수 있다고 했다. 주변 가꾸어진 분위기도 나무랄 데 없었지만 사원에 들어서자마자 나는 내 눈을 의심할 정도로 호화스럽고 화려함을 보았다.

술탄-카부스-그랜드-모스크
술탄 카부스 그랜드 모스크

 

우선 방문자는 모두 신발을 벗어야 하고, 여성은 머플러로 머리를 모두 감싸야하는 규칙이 있다. 수많은 관관객 틈에 끼여 나는 사원 내부를 둘러보기에 넋을 잃었다. 높이 달려있는 여러 개 샹들리에의 무게가 88톤이라고 해서 우리는 모두 놀랬다. 거기다가 스탠 클래스 상에서 흘러나오는 오묘한 빛의 물결은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바닥에 깔려있는 카펫을 만드는데 육백명의 이란 여성 둘이 손작업으로 사 년 동안 매달렸다고 한다. 사방 벽면의 온갖 빛깔의 대리석과 이름 모를 돌로 새겨진 섬세한 꽃잎무늬와 아름다운 아랍어 곡선 문양은 코란에 나타난 자수와 꼭 같다고 하니 그 치밀한 계산과 그들의 손놀림은 상상을 초월한다.

세계 3대 모스크인 사우디 아라비아의 알바람, 메디니, 카사블랑카의 하산 모스크에 이어 여기 술탄 카부스 것은 12위라고 한다. 무스카트는 기원전부터 향신료 노예선 정박 해양 실크로드로 인연이 있는 항구였으며 16세기에는 주변 강국 포르투갈의 중요한 교역과 군사 요충지였다는 것과 국토의 80 프로가 바위 산과 사막이라는 것을 읽어 두었던 것이 오만이라는 나라를 이해하는데 이번 여행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아랍 에미리트(UAE), 오만, 카타르, 바레인 섬은 사우디나 이란에 비해 덩치가 크지 않는 나라들이나 칠십 년대 초부터 원유개발을 시작한 중요한 산유국들이다. 기원전부터 해적해안이라고도 불렀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우선 무트라 근처 구시가지를 꼼꼼히 보기로 했다. 석유부국이 되면서 건축했다는 술탄 궁(1972) 알 알람(Al Alam)은 입장을 불허하니 외형만을 볼 수밖에 없었다. 꽃길, 정부청사들의 흰 대리석 벽면, 아름답게 꾸며진 보도, 황금과 푸른색으로 된 기둥, 조각장식된 아치, 현대 아랍건축의 멋이 넘쳐 올랐다.

 

술탄 궁(1972) 알 알람(Al Alam)
술탄 궁(1972) 알 알람(Al Alam)

 

금은 박물관이나 한때 감옥이었던 포르투갈 지배 때 요새가 푸른 바다를 끼고 바위 언덕 위에서 보란 듯이 버티고 있으면서 이 도시의 해묵은 뒤안길을 소리 없이 들려주는 듯했다. 바이트 알 주바이르 박물관 (Bait Al Zubair)는 사실 박물관으로 아기자기한 작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쥬바이르라는 가문에 의해서 설립되었고 대부분의 작품들은 그들의 개인수집품들이라고 한다. 전통의상 보석 단검 총 우표 동전 지도 코란 향나무 등이다. 그들의 예술 문화 감성 같은 내면을 보여 주는 듯 진열대에 잘 얹혀 있었다.


무스카트는 항구 도시답게 오가는 사람냄새가 물씬하고 만물상이 배경이 되어 아랍어로 대사를 외우는 어느 연극무대 같은 느낌을 받아 아주 흥미로웠다. 내일이면 우리는 온종일 버스를 타고 아부다비와 두바이로 향한다. 이번 여행에서 하이라이트는 사막에서 하룻밤 지내는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문득문득 꿈꾸어 본 미지의 땅이 아니던가.

와이바 샌드 (Wahibah sands; 사막캠프)


아! 사막! 와이바 샌드 (Wahibah sands; 사막캠프)에 도착한 시간이 해 넘어갈 때라 방갈로에 방을 배정받고 모두 일몰의 장관을 보기 위해 사구를 찾아 나섰다. 작은 입자로 된 먼지 같은 모래를 처음 보는 나는 사구를 올라가면서 밀가루독에 빠진 느낌을 가지면서 걸음이 뒤뚱 거리기도 했다. 마침내 끝없는 사막이 눈앞에 펼쳐지고 바다의 물결처럼 파도를 치고 있었다. 일몰은 빛의 잔치였고 움직이는 예술 행위였다. 우리 일행 모두는 말이 갑자기 없어졌다. 어둠이 묻어올 때까지 발을 빠지면서 사막을 멋대로 걷거나 멍하니 시선을 비우고 묵묵히 모래 위에 앉아버린다. 침묵과 사막 사이에... 7천 년 전부터 인적이 있었고 아직도 사막에서 베두인족들이 3천여 명이 산다고 들었다. 사막 방갈로 속에는 샤워도 있고 간단한 서랍 거울등이 있어 전혀 불편 없었다. 저녁식사를 마친 다음 전통옷을 입은 악사들이 나와 멋진 가락을 선보이며 춤을 추며 흥을 돋우기도 했다. 사막이 깜깜하기만 하여 별무리는 더욱 빛났다.

 

니즈와 (Nizwa)

아침이면 누구나 모래언덕에 해맞이를 간다. 낙타를 타본다. 사구에서 내려가 보는 자동차 타기 스릴도 경험한다. 사막은 적막하고 허허롭지만 오아시스의 운치와 땅의 비옥함을 일깨워준다. 유목민들이 그랬던 것처럼 오아시스에서는 희열과 안도감이 교차되는 벅찬 기분을 느낀다. 국경이 가까워지자 오만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학문 문화의 중심지였고 우람한 술탄의 성채가 있는 발라 (유네스코 등재)에 안내되었다. 그리고 은 과 구리를 다루는 장인들로 유명한 곳 니즈와  (Nizwa)가 옆에 있어 역사적인 무슬림 전통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니즈와는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이고, 한때는 오만의 수도로 무역, 교육, 종교, 예술의 중심지이었다.

 


아부다비


1996 년 유전이 발견되기 전 아부다비와 두바이, 두 도시는 작은 어촌에 불과했고 허허롭고 뜨거운 사막에 거주하면서 진주 채취, 고기잡이, 야자 대추 재배만이 생계수단이라고 했다. 한국인에게는 낯선 나라이다. 그러나 어릴 때 읽었던 아라비안 나이트의 주인공 신드바드의 고향이라고 하면 누구나 알 것이다. 또 여기 와서 들은 얘기인데 예수가 태어났을 때 동방박사들이 가져간 선물이 오만에서만 나는 향신료라고 했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향신료에 대한 소개를 외국인에게 많이 한다.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서 중동의 진주, 황금도시, 사막에 세운 기적의 도시라고들 한다. 지금 가장 큰 힘이라면 삶의 희로애락이 숨 쉬고 있는 해묵은 역사가 없는 것이다. 최고의 호화로움과 신비로움이 엉켜 오만할 정도로 당당하고 잘생긴 젊은 도시다. 이두곳은 자동차로 한 시간 반 정도의 까까운 거리에 있으면서 각각 인구 160-150만 명으로 아부다비가 수도로서 행정 재정 외교 문화 등이 근간을 이룬다면 두바이는 관광과 물류산업을 아우르는 제2의 도시이다.

일단 우리는 선택적으로 돌아보았지만 어떻게 인간이 사막 위에 이런 도시를 단 시일 내에 실현했을까 하는 경이로움과 의문으로 밤을 설치기까지 했다. 초고층의 빌딩 숲임에도 불구하고 철저하게 계획된 도시라 그에 준하는 인프라 구축은 개성 있고 청결하고 아름다운 다양한 건축물들을 담어내기에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다. 아부다비는 고운 모래와 코발트빛을 가진 바다가 있나 하면 이백 개 넘는 작고 예쁜 자연섬들이 있어 중동의 베니스라고도 한다.

사디야트 섬 (Saadiyat Island)에는 루브르 박물관 구겐하임 미술관 예술공연장등 문화단지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고 조감도를 보니 완성 후에 다시 한번 꼭 오고 싶어 졌다. 우연히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DDP)를 설계한 이라크 출신 영국 여성 건축 거장 (1950-2016) 곡선의 천재 자하 하디드의 예술 공연장과 춤추는 타워 (두바이)"를 거기서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더 없는 기쁨이고 큰 행운이었다. 이 섬의 프로젝트에 선정된 건축가들을 보면 건축의 노벨상인 프리츠커 수상자들 노먼 포스터, 프랭크 게리 장 누벨, 아도 타다오, 자하 하디드가 들어있다. 이곳에서는 각자 체류기간에 따라 추천된 140 관광지 중에 우선적으로 꼭 엄선할 필요가 있다.

 

사디야트 섬 (Saadiyat Island)
사디야트 섬 (Saadiyat Island)


역시 랜드마크는 사막에 흩어져있는 7개의 토후국을 모아 에미레이트 (UAE)를 탄생시킨 존경받는 국부 자이드가 가까이서 잠들고 있는 세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다. 모든 무슬림에게는 가장 장엄하고 경건한 정신적인 공간이다. 나에게는 인도의 타지마할을 처음 가보았을 때 그 신비로웠던 느낌과 흡사했다. 밀라노의 유명한 건설회사 Salini Impregilo 가 38 개국에서 온 삼천명의 건축가와 노동자들이 12 년 동안 참여했다고 한다. 페르시아 무굴 건축을 모태로 80개나 되는 크고 작은 돔과 회랑, 첨탑, 천 개나 되는 묘하게 조각된 기둥은 사원이라기보다 예술의 극치다.

 

세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
세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

 

에미리트 펠레스 호텔

며칠 전 오만의 모스크를 둘러보고 정말 감탄했는데 이 사원은 그것보다 모든 면에서 훨씬 격이 높고 스케일이나 세련미, 관리능력등이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일몰때와 조명이 켜질 때는 숨소리를 죽여야 할 만큼 신비롭고 아름답다. 왕궁으로 설계했다가 국왕의 배려로 오픈된 칠성급 에미리트 펠레스 호텔은 프랑스 17세기 왕궁을 사방 금으로 장식하되 최고 디자이너들이 현대감각을 발휘한 실내 장식이라고 하면 상상이 갈지 모르겠다. 호텔내부를 둘러보고는 이곳 인구 80 퍼센트가 외국인들이라고 하는 말을 이해하게 되었다.


● 이번 여행의 다음 행선지인 두바이에 관한 글은 다음 편에 포스팅 예정임.


 ●후속 글 링크 / 2023.02.03 - [여행] - 오만, 아부다비, 두바이 (2) 

 

오만, 아부다비, 두바이 (2)

두바이 드디어 두바이에 입성했다. 이 도시를 보고 두어 마디로 줄이라면 사막 건축 디자인 호텔 문화 금융 이런 단어들로 표현할 수 있겠다. 신기루니 환상이니 하는 것들이 생생한 현실이 된

daain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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