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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코펜하겐의 오페라 하우스, 덴마크 ( 2 )

by 이다인 2023.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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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의 오페라 하우스, 덴마크 ( 2 )

 
< 나부코 > (Nabucco) 베르디 작곡의 오페라 제명으로 고대 바빌론의 왕 네부카드네자르(Nebuchadnezzar)의 이탈리아 철자 ‘나부코도노소르’의 약칭이다. 베르디의 최초의 성공작품이며, 이 작품 속에는 이태리인들에게 제2의 애국가라고 불리어진 만큼 사랑받는 아리아인 유대인 포로들의 합창 <가라. 내 마음이여, 금빛 날개를 타고>가 들어 있다.  당시 첫 부인과 아이를 잃은 후 실의에 빠져 있었던 베르디가 스칼라 극장 지배인 메렐리가 그를 걱정해 두고 간 대본을 읽고 작곡한 작품이다.
 
 구약성서중 바빌론 왕의 포로가 된 유대인들이 수모와 아픔 속에서 굴하지 않고 버티는 내용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당시 조국 이태리가 오스트리아에 당하는 입장과 꼭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 영감에 따라서 작곡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스칼라극장에서 초연했을 때 이미 국민들에게 자극과 희망을 부여했던 우상과 같은 작품으로 유명하다.
 

노예들의-합창
노예들의 합창

 
13킬로미터쯤 가까운 바다 건너에 있는 여왕이 사는 아말리엔보르 왕궁을 비롯해 환상적인 도시 아침을 바라보며 5층 식당에서 세련된 서비스의 저녁식사와 여유로운 대화, 이 모두는 홀멘(Slotsholmen) 섬 속, 오페라 천장에 길게 드리워진 아이슬란드 조명 예술가 올라푸르 엘리아손이 제작한 거대하고 눈부셨던 3개의 샹들리에처럼 내 기억의 창고에서 아직도 다채로운 빛을 발하고 있다.
 

아말리엔보르-왕궁
아말리엔보르 왕궁

 
오페라 건축물은 그 용도의 특수성 때문에 예술성과 음향문제가 가장 중요하게 고려된다. 우촌의 스승 격이기도 한 세계적인 대 건축가 핀란드의 알바 알토가 지은 헬싱키의 핀란디아 콘서트홀이 음향시설 미비로 용도를 바꾸어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는 경우를 보아도 음향문제가 얼마나 까다로운지 가늠할 수 있다.
 
오페라 하우스는 물가에 세워야 한다고 최초로 주장한 알바 알토의 영향인지, 아니면 물에 둘러싸인 섬나라에서 살았고 또 물길에 능한 바이킹이란 조상을 둔 덕분인지 우연히도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것 같은 이 아름다운 두 건물을 덴마크 천재들이 설계한 것이다.
 
개관식날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 2세는 시드니에서, 마르그레테 여왕 2세는 코펜하겐에서 각각 신축 테이프를 끊었고 이 두 작품들은 여왕님께 헌정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오래된 일이긴 하지만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 간 적이 있다. 두리번거리면서 오페라를 구성했을 때 나는 어느 크루즈 선박 속에 들어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어느 거대한 악기 속에 들어 있는 느낌이었다.
 

코펜하겐-오페라하우스-야경
코펜하겐 오페라하우스 야경

 
이 오페라 하우스가 들어선 섬은 4세기 전부터 덴마크 해군기지였고 조선소가 있었는데 1996년 조선소가 다른 곳으로 이전되자 시에서 삶의 질을 향상하는 문화공간으로 재개발한 곳이다. 그 엄청난 재정문제는 세계 억만장자 중의 하나인  유조 선박, 운수업계 덴마크 최고 부호인 메르스크 매킨리 모엘러가 약 5,000억 원을 기꺼이 헌납했다고 한다. 그때 그는 이미 87세나 된 노신사였다.
 
독자들의 상상력에 도움을 주기 위해 숫자를 몇 개 적어보면, 건물면적 4 헥타르 지하면적 1.2헥타르 높이 88미터, 지붕 폭 90미터, 길이 158미터, 직사광과 풍랑을 막는 지붕과 연결된 내다지 들보 32미터, 객석 천정의 10,500개 순금 조각, 1,500개의 좌석과 110개의 오케스트라 자리, 바다 수면에서 13미터 건물 지하에 오케스트라 연습실, 1,000여 개가 되는 실무 공간 등이 14층 속 적소에 배치되었다.
 
주재료는 철근콘크리트 대형유리, 강철, 화강암, 대리석이며 객석 벽면은 현악기 재료로 쓴다는 단풍나무를 사용했다고 한다. 건축기간은 4년 3개월, 최첨단 설비와 세계에서 제일 비싼 오페라 건축비를 투자했다고 한다.
 
가장 낭만적인 것은 호수 같은 잔잔한 물결 위에 유유히 왕래하는 작은 배를 타고 성장(盛裝) 한 모든 관객들이 오페라를 보러 가는 밤나들이이다. 부두에서 배가 셔틀버스처럼 오페라꾼들을 실어 나르는 것이다. 물론 육로도 있지만 불편하고 시간이 더 걸린다. 궁전 앞바다에 매 놓은 멋쟁이 왕실 배로  오페라에 모셔가는 여왕님도 이런 밤에는 나처럼 설렐까.


 

오페라에내부에서 시내 관객들이 타고오는 선박길을 바라보는 장면임.
오페라 하우스를 향해 시민들이 배를 타야하는 물길을 바라보는 사진작가 배 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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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 오페라 하우스, 덴마크 ( 1 )

코펜하겐 오페라 하우스, 덴마크 ( 1 ) 이름값 높은 문화 공간 나들이는 젊은 날 데이트하던 때만큼이나 설레고 행복하다. 꽤 오래전 일이다. 유럽에서 소문이 자자했던 코펜하겐 오페라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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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 내 마음이여, 금빛 날개를 타고/뉴욕 메트로 폴리탄 오페라단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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