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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에세이

편지

by 이다인 2023.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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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이 다인


전화 전보가 진을 치고 있는

콘크리트 숲 속에서
 
우리는 詩를 빼앗겼다
 
합성수지같이 편리하고
 
더러운 목숨같이 질긴 통화는
 
마침내 비단 같은
 
말(言)을 밀어재꼈다.



편지 쓸 줄 모르는 식자들이
 
우글거리는 도심
 
고지서 선진 인쇄물만 수두룩한
 
빈 우편함을 동지섣달까지 원망하다가 
 
외로워 죽어 가는 女心 하나
 
저기 모퉁이 전봇대 아래

가슴을 토하며 쓰러져가네.

 


 

편지사진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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