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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이 다인
전화 전보가 진을 치고 있는
콘크리트 숲 속에서
우리는 詩를 빼앗겼다
합성수지같이 편리하고
더러운 목숨같이 질긴 통화는
마침내 비단 같은
말(言)을 밀어재꼈다.
편지 쓸 줄 모르는 식자들이
우글거리는 도심
고지서 선진 인쇄물만 수두룩한
빈 우편함을 동지섣달까지 원망하다가
외로워 죽어 가는 女心 하나
저기 모퉁이 전봇대 아래
가슴을 토하며 쓰러져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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