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세계 문화 예술 기행
  • 세계 문화 예술 기행
  • 셰계 문화 예술 기행
유럽 外

빙하의 대륙, 남극으로/ 아르헨티나 ( 1 )

by 이다인 2023. 7. 19.
반응형

빙하의 대륙, 남극으로/아르헨티나 ( 1 ) 

 
여행은 가장 훌륭한 학교라고 사르트르가 했던 말을 나는 늘 확신하며 살았다.

아주 오래전 비행기로 홍콩에 도착하여 당시 동남아를 운항하는 프랑스 여객선 라오스호를 타고 7개의 항구와 인도양을 거쳐 한 달 만에 마르세이유항에 도착한 것이 나의 유학 생활의 첫 발걸음이었고 첫 항해이었다.이것을 시작으로 그 후 오랜 시간 동안 세계 많은 곳을 여행했다. 시간과 돈이 늘 부족하기 마련인 젊은 날에는 '세계를 걸어서' 하는 식으로 땀을 흘리고 다리가 아프고 지치도록 헉헉하면서도 나의 '행복한 체험'에 열을 올렸다.

나는 지금도 세계 최고의 난코스 Vinson 산(남극대륙 최고봉)을 스키, 등산 등의 극기 훈련으로 다져진 체력과 정신력으로 도전하는 사람들, 남위 89~90도 근방까지 스키를 타고 가는 탐험꾼들이 몹시도 부럽고 그들의 용기를 존경한다. 나는 이제 홀가분하게 3,000명이 정원인 선박 Celebrity에 올라탔다. 출발지인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사는 친구와 연락이 되어 관광도 할 겸 며칠 일찍 현지에 도착했다

 

남극 크루즈
남극 크루즈

 


100년간의 추락이전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독일, 프랑스, 미국보다 높은 경제성장을 했던 아르헨티나의 수도 '남미의 파리'라고 불렸던 도시이다. 지하자원이 풍부했기에 유럽인들은 아르헨티나를 약속의 땅이라고도 불렀다. 특히 라틴계 이민자들에게는 더욱 그랬다.

그러나 막상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해 보니 그때 그 영화는 어디로 갔는지 어려운 경제사정을 여기저기서 쉽게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수도 전반에 걸친 쭉 뻗은 도로와 고풍스러운 건축양식은 유럽으로 착각할 만했다. 나는 역사가 말하는 5월 광장, 산마틴, 유서 깊은 콜론 극장 등 셀 수도 없이 많은 명소를 바쁘게 둘러보았다. 좀 멀리 떨어진 탱고의 발상지 라보까(La Boca), 카우보이 축제마을로 유명한 San Antonio de Areco까지 돌아볼 수 있었던 것은 그날의 행운이었다. 부에노스아이레스는 특히 관광 인프라가 돋보였다.
 

산 마틴 광장 및 코르도바 성당, 아르헨티나
산 마틴 및 코르도바 성당, 아르헨티나

 

탱고사진

라보까에서는 식당이나 거리 어디에서도 탱고를 추는 남녀가 눈에 띈다. 탱고는 가장 라틴적인 분위기가 풍기는 춤이다. 밤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디너를 포함한 탱고 쇼를 하는 극장으로 친구 N이 데려가주었다. 탱고가 근사한 춤인 줄 또 한 번 실감했다. 몇 년 전에 한 번 왔다간 곳이라 여러 가지 친숙해진 기분이 들어 편안하게 감상했다.

다음날 항구에서 배를 탔다. 선상에서는 전원 여권을 맡기라고 한다. 방을 배정받았다. 다행히 방은 선실의 밀폐감을 풀어줄 수 있는 발코니 가 달린 바다 쪽이었다. 놀라운 것은 승객 2인에 종업원 1인 비율의 선상 서비스였다. 우선 정리하고 갑판으로 올라가 보았다. 벌써 많은 사람들 거닐고 있었다. 스페인어 붙어 영어 다국적 언어의 공간이다. 곧 한국어도 가끔 들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2월에서 2월까지, 남반구의 여름철에만 가능한 남극 여행이다. 서서히 배가 방향을 잡고 있었다. 낙조가 드리운 바다에서 한순간 고적한 슬픔 같은 것이 밀려왔다. 드디어 배는 깊게 고동을 뿜으며 부두를 미련 없이 뒤로 남긴다. 항구는 기쁨보다 슬픔 만남보다 이별이라 했던가. 첫 저녁식사 시간이다. 모두 우아하게 차려입고 식탁에서 처음만 나는 얼굴들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거한 상차림을 받았다. 행복의 출발은 밥상에서부터라고 했지.
 
식사가 끝난 다음 나는 내 발코니에 혼자 나가보았다. 사방은 칠흑처럼 감감하지만 철썩거리는 소리는 바다가 만만치 않은 곳임을 경고하는 것 같았다. 철저한 제한 공간 속의 무한자유인 선상에서는 시간의 의미가 상실되고 있었다. 꼭 해야 할 일과 가야 할 곳을 밀쳐두고 왔기 때문일까. 밀린 피로와 긴장감이 한꺼번에 쏟아져 밤을 어떻게 지냈는지 모르겠다. 눈을 뜨니 새벽이 창가에서 기다린다. 태양은 어느새 바다와 한 몸이 되어 뒹굴고 있다.

길이 3,700km나 되는 나라에서 우리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 궁금하던 차에 누군가 포클랜드제도를 배회하고 있는 중이고 악천후 관계로 섬에 정박할 계획을 선장이 포기했다고 전했다. 참으로 서운했다. 1982년 아르헨티나와 영유권문제로 시작된 전투에 영국 여왕의 아들 엔드루가 직접 전투기를 몰고 참전하여 대처 수상의 지위를 확고하게 한 영국의 승전을 2달 만에 안겨주었던 그 유명한 섬이 아닌가. 그뿐 아니라 영 불 스 독 유럽 강국들은 17세기말부터 뺏고 뺏기기를 거듭해 왔던 상흔의 땅이기에 그냥 지나치기에 몹시 아쉬웠다.
 

 


 

남극으로-사진
남극으로



*후속 글  2편은 조만간  포스팅 예정입니다.

 


후속 글 링크 / 2023.07.28 - [유럽 外] - 빙하의 대륙, 남극으로/ 아르헨티나 ( 2 )

 

빙하의 대륙, 남극으로/ 아르헨티나 ( 2 )

빙하의 대륙, 남극으로/ 아르헨티나 ( 2 ) 다음 정박지는 마젤란이 부르기 시작했다는 이름인 남파타고니아 지역 푸에고섬에 있는 '세상의 끝'인 불모의 땅으로 6만 명의 인구를 가진 우수아이아

daainn.tistory.com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