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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에세이

晚秋

by 이다인 2024.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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晚秋

 

                         이 다인

 

발칙한 바람이


쏟아놓은

 

플라타너스 마른 잎들이

 

걸레처럼 널린

 

포도 위에

 

만남이 어렵지만

 

헤어짐이

 

더 어려운지

 

떨며 부둥켜안고

 

아파하는 헐벗은 가지들,

 

그들의 한기가

 

내 피부로 옮아온다.

 

 

그러고 보니

 

어머니 수시로 몸져누우실 때

 

기어이 손수 다리시던

 

약탕관 앞에

 

서성거리던

 

아버님의 그 시간도

 

晚秋였나 보다.

 

 

내 일찍이 계절에


민감했던 딸이었다면

 

 面面 하게 고운 일력

 

엮어드리지 못한 恨으로

 

자책스러운 내 가을

 

맞지 않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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