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晚秋
이 다인
발칙한 바람이
쏟아놓은
플라타너스 마른 잎들이
걸레처럼 널린
포도 위에
만남이 어렵지만
헤어짐이
더 어려운지
떨며 부둥켜안고
아파하는 헐벗은 가지들,
그들의 한기가
내 피부로 옮아온다.
그러고 보니
어머니 수시로 몸져누우실 때
기어이 손수 다리시던
약탕관 앞에
서성거리던
아버님의 그 시간도
晚秋였나 보다.
내 일찍이 계절에
민감했던 딸이었다면
面面 하게 고운 일력
엮어드리지 못한 恨으로
자책스러운 내 가을
맞지 않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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