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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에세이

초원

by 이다인 2023.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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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

 

                           이 다인

 


초원은

이름모를 풀들이

 

옹기종기 모여 산다.

 

長身拙의 거드름 피우는

 

이웃도 없이

 

희고 검은 노란 얼굴도

 

별수 없이

 

이곳에 오면

 

푸르게 푸르게만

 

닮아가며 산다.

대낮에

 

사람들이 놀고 간 자리에

 

짐승들이 배불리 먹고 간 자리에

 

피맺힌 아픔이 매달려도

땅속에 여물게

 

잡고 있는 손과 손이

 

藥손이 되어

 

북녁곰이 밤 사이에

 

위로해 주면

 

아침에 눈물 머금고

 

새살이 다시 시린듯 나오고

 

서로 넉넉한 초록눈으로

 

마주보며 산다.

어느 날

초원이 벗어버린 허물 위에는

외로운 영혼이 묻어 있지만

여물게 맺어진 인연들은

눈물도 감춘 채

인종하는 살점이 된다.



 

초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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