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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슈투트가르트의 다임러 벤츠 박물관, 독일

by 이 다인 2025.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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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투트가르트의 다임러 벤츠 박물관, 독일

 

유럽에는 백만 이상의 인구를 가진 도시가 그렇게 흔하지 않다. 특히 독일은 영국의 런던, 프랑스의 빠리 하는 식으로 한 도시에 모든 것이 존재하는 집중적인 도시 발달이 아니고 독일 전역 도시마다 특 색을 최대로 살려 분산되어 있어서 여러 흥미로운 도시들이 함께 존재한다. 뮌헨, 튀빙겐, 슈투트가르트와 같은 도시들은 남독일의 살기 좋은 아름다운 곳들로 널리 알려져 있다.


나는 지금 슈투트가르트에 온 것이 아니라 뉘른베르크로 가는 도중에 잠시 내렸다. 역에 내리면 바로 역의 큰 홀 안에는 한눈에 모든 도 시를 볼 수 있도록 아주 근사한 도시의 모형을 만들어 놓았다. 슈투트가르트에 오래 있을 시간이 없고 너무 늦은 밤이라 역 안에 있는 인터시티 호텔에 짐을 풀었다. 눈에 묶인 사람, 정초에 오가는 여행자, 역 주변은 인파로 들끓었다. 역 지하상가를 건너면 바로 맞은편에 이 시의 번화가가 나온다. 화려한 쇼윈도 쇼핑을 위해서 이 중심가를 지나가 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쾨니히 칼 슈트라세 중간쯤에서 왼쪽으로 돌아가면 꽤 큰 공원 하나가 나오는데 바로 이 주변을 걸어 보라고 권하는 것이다.

 


극장 하나가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고, 건너편에는 새로 신축했다는 멋진 현대 미술관이 있어서 자연과 '현대 문화'가 운치 있게 어울리고 있다. 이 시의 중심가인 쾨니히 가에서 역 쪽으로 바라보면 시계탑 하나가 보이는데, 그 위에는 메르세데스 벤츠 자동차 마크가 하늘 높이 치솟아 있다. 지도를 봐도 메르세데스로(路)가 중앙통에서 옆으로 길게 뻗어 있어 한마디로 메르세데스 벤츠가 이 도시에서 얼마나 중요한가를 가히 짐작할 수 있다.

 

Konigstrasse main shopping street and Stuttgart Central Station
Konigstrasse main shopping street and Stuttgart Central Station

 

다음날 아침 나는 여기서 7킬로미터 떨어진 다임러 벤츠 박물관을 가기 위해서 아침 일찍이 차를 탔다. 이른 아침 기차 승객들 대부 분이 남자들뿐이라 조금 놀랐다. 알고 보니 모두 시내에서 교외 공장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이었다. 특히 박물관이 있는 곳의 역에서는 많은 승객들이 한꺼번에 내렸는데 조금 후에야 그 이유를 알았다. 바로 그곳에는 다임러 벤츠 공장 전부가 들어 있었다.

 

입구부터 푸른 작업복을 입은 건장한 남자들만이 오가고 있었고, 큰 운반용 자동차들 이 기계를 싣고 왔다 갔다 했다. 바로 나는 울산 공업 단지를 연상했다. 물론 해변가가 아닌 내륙 한가운데 있으며 길게 뻗혀 있는 것 이 아니라 둥글고 넓게 퍼져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니 이미 몇 사람이 와 있었다. 그리스 출신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키가 아주 크고 마음이 좋아 보이는 전시장 책임자는 우리들에게 전시장을 설명해 주면서 30분 후에 이 회사에 대한 영화 상영이 있으니 시간 맞추어 모여 달라고 부탁했다.

 

다임러 벤츠 박물관
다임러 벤츠 박물관

 

이 전시장은 3층으로 되어 있는데 벤츠 회사에서 1886년에 제작한 첫 자동차로부터 현재까지 90개의 모델이 컬렉션 되어 있다. 1층에는 나같이 기계에 대한 무식한 사람도 모터나 자동차 형(型)에 대한 인간 취향이 어떻게 변해 왔는지 대강 감이 잡힐 정도로 자동차 역사를 보여주는 유익한 전시장이었다. 2층에는 1930년대 유람용 자동차들이 쭈욱 도열하고 있었다. 별의별 디자인들이 다 있었는데, 특히 볼만했던 것은 바로크식 치장의 디자인이었다.

 

아무래도 그 차는 현대적인 거리와는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유럽인들에게는 여자들의 밍크 숄, 가슴이 파이고 허리가 잘록하며 치마폭이 넓은 롱 드레스, 수놓은 예쁜 양산, 높고 검은 신사 모자, 사탱 칼라가 붙은 연미복, 이런 것들과 함께 과거에 대한 하나의 향수로 남는 유물이다. 3층에는 제비초리 같은 경기용 차들이 진열되어 있는데, 특히 1955 년까지 세계를 누비며 승리를 거둔 것들이었다. 현재까지 2천여 회의 국제 경기에서 벤츠는 제왕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한다. 비행기, 선박, 자동차, 엔진 모터 전시도 곁들여 있었다.


나는 벤츠라는 차의 이름에 대해서 늘 혼동을 일으켰는데, 이번 이곳 방문으로 이제 그것이 명확해진 셈이다. 다임러 벤츠, 또는 벤츠 하나만 부르기도 하며, 메르세데스 벤츠라고 부르기도 해서 왜 그렇게 부르는지를 몰랐었다. 안내인의 설명에 의하면 배드 콘스타트에 정착했던 모터 엔지니어 G. 다임러 (1834~1900) 씨가, 칼스루에에서 태어나고 성장하여 자동차 생산 연구에 몰두하고 있었던 만하임 (Mannheim)의 칼 벤츠(1844~1929) 씨를 방문하여 이미 19세기 말엽에 세계 제1위의 생산량을 내고 있는 그에게 합작생산 및 경영을 제안하였다.

 

1901년부터는 해외 시장 영업소 중 가장 중요했던 곳에 다임러 씨 딸의 이름인 '메르세데스’를 붙였다고 한다. 이 이름이 그들 재산 증식에 많은 행운을 안겨다 주었다. 다임러 벤츠라는 이름은 온 세계에 상륙하여 그 이름값을 올렸다. 정말 머리가 좋은 사람들인 그들은 인간의 능력이 완벽하지 못하다는 것을 일찍 깨닫고 서로 상부상조하는 지름길을 이용하면 크게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의 모델이 된 셈이다.


우리는 가끔 정치인들이나 사업가들이 원수가 되었다가도 어색하지만 서로의 이익을 위해 다시 손을 잡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종교인들이란 서로 틀어지면 영원히 헤어질 수밖에 없다고들 얘기한다. 즉 그것은 이념 세계의 고집스러운 고정관념이 때때로 얼마나 어리석고 동시에 얼마나 순수하기도 한가를 뜻하는 것이다.  분단국가인 우리 한국도 다임러 씨와 벤츠 씨 같은 훌륭한 협력 정신의 필요성은 없는 것일까?

 

우리 국민들 전부가 신부나 목사 출신도 아닐 텐데 어찌하여 우리는 왜 이렇게 통일이 늦을까? 아니면 하느님은 우리 국민의 우수성을 감안하여 통일된 다음 강대국으로 부각되어 행사할 실력을 두려워하는 것일까? 허기사 자동차로 치면 우리나라도 이젠 세계 5~6위의 생산 대국이 된 마당이니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초고속 발전을 한셈이니 전혀 엉뚱한 생각은 아니다. 

 

이런저런 생각과 함께 눈 위를 터벅터벅 걸어오는데,  “실례합니다" 하면서 건장한 경비원이 출입증을 내놓으라고 했다. 산업 스파이들을 경계, 감시하는 정책은 선진국 어디에서나 마찬가지이다. 슈투트가르트로 되돌아올 때 기차 창으로 보이는 산등성이마다 잘 개간된 포도밭을 보면서, 독일 농가들의 부지런함을 다시 한번 느꼈다.


Konigstrasse
Konigstras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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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 전시된 자동차 슬라이드 사진 5매 (출처/ 한국자동자전문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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