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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3

지중해의 자연주의자들 (2) 지중해의 자연주의자들 (2) 드디어 기가 막히게 어려웠던 그 오후 한나절이 끝나고 바다 한쪽이 짙어지기 시작하였다. 뉴욕에서 오랫동안 계속했다는 수십 명의 나체들이 무대 위에서 "오! 칼캇타”의 공연을 끝내고 막이 내린 뒤돌아서는 나체 무용수들과 관객들의 기분도 이와 같은 것이었을까. 확실히 막이 내린 셈이다. 그때 밤의 고요는 물결 위에 어떤 무게가 되어 깔리고 멀리 범선들의 불빛, 하늘의 별과 더불어 종교적인 침묵과는 다른 감미로움과 우수가 드리워져 있었다. 나는 지칠 대로 지쳐서 절벽 위에 세워진 식당 뽀낭 (Ponant) 테라스에 앉았을 때는 정신과 배가 다 고파 있었다. 도라가 시켰던 생선요리를 어떻게 먹었는지 모르겠다. 뽀낭의 위치는 밤이라 똑똑히 볼 수 없었으나 틀림없이 절경이라고 생각되었다.. 2024. 9. 4.
지중해의 자연주의자들 (1) 지중해의 자연주의자들 (1) 남불에 위치한 항만 뚜우롱, 르라방두, 이에르 (Toulon, Le Lavandou, Hyères)등 이런 곳에서 삼십 분 내지 한 시간 남짓하게 배로 미끄러져 가면 뽀끄롤 (Porquerolles), 뽀크로와, 러방, 그림 같은 섬 세 개가 가지런히 나타난다. 이미 이 섬에 여러 번 가 본 적이 있다. 뙤약볕이 내리던 여름날, 아프리카 토인처럼 화상을 입을 것 같은 모래 위를 맨발로 걸어 다닌 적이 있다. 겨울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자 이미 막이 내렸을 섬(島) 뽀끄롤이 왠지 몹시 보고 싶었다. 헝커러진 실이 풀리지 않는 듯 세상살이를 피해서라든지 혹은 문학적인 성찰을 위해서라든가 하는 그런 어떤 의미를 주지 않고 내가 잘 알고 여름이면 허물없이 터놓고 사는 친구 집에 가듯이.. 2024. 9. 1.
남불의 숨은 진주, 매그 미술관 / 프랑스 남불의 숨은 진주,  매그 미술관 / 프랑스하느님의 축복을 가장 많이 받은 곳이 프랑스 땅이다. 거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지중해와 알프스와 기름진 옥토가 있고, 온화한 기후와 아름다운 파리가 있다. 어느 곳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세상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다.나는 부산에 가면 늘 프랑스의 꼬따쥐르(프랑스의 남쪽 남빛해안 지역)를 연상하게 된다. 그곳에 이르려면 파리에서 비행기로는 마르세이유까지 50분, TGV(떼제베) 기차로는 5시간 정도 소요된다. 물론 마르세이유가 그렇게 자연적으로는 아름다운 도시는 아니지만 꼬따쥐르로 가는 관문이라고 보면 된다. 바로 니스(Nice)로 도착하는 방법도 있지만 꼬따쥐르는 영화제로 알려진 칸느, 카니발로 알려진 니스, 그레이스 켈리 왕비가 살던 몽.. 2024.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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